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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Old Partner,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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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스터디자인 2009. 2.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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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에서 평생을 농부로 살아온 최원균 할아버지에겐 농사일에 평생을 부려온 소가 한 마리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할아버지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느려터진...)이다.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 들리지만, 소의 딸랑딸랑 워낭 소리만큼은 귀신같이 듣고, 한 쪽 다리가 불편해 잘 걷지도 못하지만, 소를 데리고 매일 농사일을 나간다. 심지어 소에게 해가 갈까 논이나 밭에 농약을 치지도 않는다. 일을 하다가도 시간만 되면 기어이 풀을 베어 소를 먹인다. 머리가 가려운지 배가 고픈지 소의 울음소리만으로도 알 정도로 둘의 교감은 두터워 보인다.  (여기까지 공식적으로 배포된 홍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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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할아버지가 소를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하지 만은 않는다. 그냥 일소에게 하듯이 막 대한다. 지팡이로도 얼굴을 막 때리기도 하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비쩍 마른 늙은 소를 하루종일 일만 시키는 할아버지는 실제로 소를 학대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무뚝뚝한 할아버지와 무덤덤한 소는 주인과 일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소에 대한 할아버지의 감정은 그리 애틋한 것은 아닌것 같다. 그저 오랜세월 시키는대로 일만 해온 소는, 살날이 얼마 안남아서 그런지, 할아버지처럼 몸도 아프고, 농사일말고는 딱히 할일도 없고, 젊은 암소의 구박(?)도 짜증날 뿐이고... ㅡ,.ㅡ ;;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소가 당장 죽어버리면, 말 잘듣고 일 잘하는 도구가 없어져 버려서 그냥 불편할 뿐이고... 머 그런게 아닐까... 그래서, 할머니는 그렇게도 할아버지가 답답해 보이는 것 같다. 할머니가 보기에, 할아버지는 그냥 소를 마구 부려먹기만 하면서도, 밥은 사료가 아닌, 꼴을 베어 먹이는게 왠지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아무튼, 소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상하고도 불편한 삼각관계... ㅡ,.ㅡ;;

일반적인 다큐멘타리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아름다운 화면과 간결한 편집, 흡입력있는 이야기 모두  이 영화의 일등 공신이고, 영화홍보를 위한 조용한 입소문 마케팅 전략 또한 절묘했다. 2009년 소띠해의 키워드를 잘 활용한 것도 좋았고, 선댄스영화제 참가를 통한 국제적 영화홍보, 고영재 PD의 블로그 마케팅(?)도 잘 맞아 떨어졌다.  

2009년 2월 24일 독산 프리머스 6시 4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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