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하는 것은 배트맨이 아니라, 바로 조커다... 게다가, 배트맨과 경찰편에는 조커의 하수인들도 무지하게 많아서, 무슨일을 꾸며도 전부 조커 맘대로 진행된다는 사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갑작스럽게 고담시에 등장한 듣보잡 조커는 재물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다. 마치, 인간의 영역이 아닌곳에서 내려온 절대자와도 같은 신성한(?) 캐릭터라는 생각... 암튼, 배트맨은 늘 고담시민들을 위해 좋은일을 하고도, 경찰과 언론에 의심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사건이 해결되어도, 항상 도망쳐야만 하는 불쌍한 영웅... 정말 브루스 웨인이 고담시의 악을 정리하고 싶다면, 그 많은 돈과 놀라운 기술력으로, 용병들 왕창 데려다가, 첨단무기로 무장시켜, 한방에 갱들을 소탕할 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배트맨은 조커처럼, 이러한 영웅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배트맨은 조커를 오토바이로 받아버릴 절호의 찬스가 있었음에도, 차마 죽이지 못하고 (알량한 정의감... ㅡ,.ㅡ;;), 근사한 Bat-Pod 오토바이만 망가뜨려가면서, 길바닥에 자빠지고 조커에게 실컷 구타당하는 것이다.
아무튼, 전편에 흐르는 인간본성에 대한 진지한 내면탐구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와 세계가 멸망해버릴것만 같은 어두운 세계관으로 답답해진 마음에, 오줌지릴듯한 전율을 흐르게 만드는 이 영화... 2008년 최고의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