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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다 뭐다 하지만 카메라는 카메라다워야 합니다." 삼성테크윈 진병욱 디자인실장을 만나 "미래의 카메라는 어떤 모습일까"를 묻자 곧바로 돌아온 대답이다. 카메라답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카메라 디자인만 20년 넘게 해온 진 실장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쉽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카메라다운 카메라"라고 설명한다. 요즘엔 카메라에 MP3플레이어 기능이나 동영상 촬영 기능을 달고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다양하게 부가하면서 '컨버전스'라고 말들을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카메라는 '본령'에 충실해야 가치가 있고,그래야 상품으로서의 수명도 오래 간다는 것. 디지털 카메라가 탄생한 뒤로 '카메라다운 카메라'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의 영역이 중요해졌다고 그는 강조한다. 누구나 어떤 카메라든 처음 접해도 직관적으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직 카메라 디자인은 갈 길이 멀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진실장은 "TV나 휴대폰,PC와 같은 다른 디지털 기기들은 표준화된 사용 방식이 정착돼 어떤 제품을 접하든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카메라는 그렇지 못하다"며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카메라의 고유한 느낌을 살려주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 의 이런 생각이 구현된 제품이 최근 출시된 삼성테크윈의 NV시리즈다. 700만화소급 'NV7'과 1000만화소급 'NV10'은 직관성을 강조하면서도 마치 옛날 카메라 같은 느낌을 살렸다. 때문에 고전적인 카메라의 대명사인 라이카보다 더 라이카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그는 껄껄 웃었다.

NV시리즈는 카메라 메뉴를 찾아갈 때 방향키를 누르도록 해온 기존 제품들과 달리 LCD창 옆에 붙어 있는 다양한 버튼을 가볍게 만지면 해당 메뉴가 뜬다. 버튼을 누르면서 열심히 생각해야 하는 기존 카메라보다 '직관적'이다. NV 시리즈는 하루에 수천대가 넘게 팔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그 는 "요즘 카메라 트렌드는 자꾸 소형화나 컨버전스를 추구하다 보니 카메라같지 않은 카메라가 많은 것 같다"며 "역발상으로 오히려 옛날 카메라의 감성을 살린 것이 먹힌 것 같다"고 웃었다. 카메라는 어디까지나 사진을 찍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의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진 실장은 1987년 삼성테크윈에 입사,20년 동안 카메라 디자인만 담당해 왔다. 필름카메라 시절부터 똑딱이 디카,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까지 지금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삼성테크윈의 웬만한 카메라들은 거의 다 그의 손길을 거쳤다. 1995년 발매돼 '코끼리 카메라'로 알려진 ECX(필름카메라)라는 제품은 세계로 최초 4배줌을 적용해 히트를 치기도 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우물을 팠지만 세상에는 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일본 '굿 디자인 어워드 2006'에서 굿디자인상을,29일에는 국내 '인간공학 디자인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더불어 카메라에 있어서 디자인의 중요성도 새삼 부각됐다. 그는 "카메라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며 "NV 시리즈의 UI에서 직관력을 강조한 새로운 버튼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카메라는 다 비슷하게 생긴 것 아닌가? 카메라에 무슨 디자인이 있을까?" 일반인들이 흔히 이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 디자인은 더욱 어렵다. 너무 개성을 발휘하면 사람들이 카메라가 아니라고 생각해 제품이 잘 안 팔리고,너무 보수적으로 하면 제품이 돋보이질 않는다. 카메라 디자이너들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디자인의 위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어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2년여 전부터 디자인은 삼성테크윈의 카메라 개발에 있어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더불어 삼성테크윈 디자인실 규모도 커져 그의 역할과 책임도 몇배로 늘었다.

그는 "카메라야말로 디자인과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제품"이라며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소비자가 불편하게 느끼고 거부감을 갖게 만들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V7 과 NV10은 삼성테크윈 디자인실이 삼성전자의 디자인센터로 이전한 뒤 완성된 최초의 모델이다. 2년 전에 선행 디자인이 확립되면서 제품이 처음 기획됐고 기술적인 검토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격과 카메라 생산에 사용될 재료의 선정까지 디자인실의 주도 아래 결정됐다. 최종적으로 디자인과 기능적인 부분의 조화에 대한 검토도 디자인실에서 이뤄졌다.

"잘 찍기 위해 사용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열심히 익혀야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사진을 직관적으로 쉽게 잘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디자인을 만들겠습니다." 20년 카메라 디자인을 했지만 아직 디자인 청년이라고 겸손해하는 진 실장의 바램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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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주게임인 카트라이더 캐릭터와 배경을 디자인한 최병량 넥슨 카트라이더팀장(31).그는 국민 중 1600만명이 카트라이더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2004년 6월 첫선을 보인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얼떨떨하단다.

1.5등신의 귀여운 체형,동작은 단순하면서 감정표현은 풍부한 표정,귀여운 음성…. 카트라이더하면 떠오르는 깜찍한 이미지다. 배찌,다오,우니,마리드,모스,디지니,캐피,에띠,로두마니,타키,닥터R,닥터 리바스키,에리니,모비,브로디,투투 등.1600만명이 아는 이름이다.

최 팀장은 "배찌 다오 타키는 다 내가 낳은 아이"란다. 그가 카트라이더 캐릭터와 배경을 디자인하는데 들인 세월은 1년6개월에 달한다. 16개 캐릭터와 카트,트랙,배경 등 게임 요소를 디자인하는데 쏟은 열정의 시간이다. 최 팀장은 개발 당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라는 특징에 맞춰 캐릭터와 배경을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캐릭터의 특징을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정감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그는 캐릭터의 체형을 1.5등신으로 통통하게 디자인하는 데 영감을 얻었다.

이 같은 체형에 입힌 캐릭터의 성격은 명랑 쾌활 발랄 컨셉트였다. 음성 또한 깜찍 모드로 갔다. 캐릭터의 이름도 부르기 쉽고 재미있게 지었다. 배찌 다오 우니 마리드 등.듣기만 해도 앙증맞다. "이름짓기에도 나름대로 원칙을 두었습니다. 이름에 받침이 안 들어가게 했죠.아이들이 발음하기 쉽게 만든거죠.나중엔 어른들도 부르기 쉽게 됐어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캐릭터에 성격을 부여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하나같이 귀엽지만 깐죽거리는 녀석,앙증맞은 녀석,개구쟁이 녀석,훼방꾼같은 녀석 등으로 구분짓는 것.그래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캐릭터를 정해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생각했단다. 최 팀장은 다오를 '정의파'로 묘사했다. 다오는 레이싱 도중 다른 레이서를 공격하는 일은 전혀 안한다. 반대로 닥터R는 경주를 방해하는 훼방꾼이다. 타키는 행성 출신의 외계인이다. 디지니는 다오의 여자친구로 그렸다. 수줍음이 많아서 처음엔 운전을 무서워하지만 다오 덕분에 제법 레이싱을 할 줄 안다. 가끔 과속도 일삼는다. 로두마니는 성격이 포악해 비열한 방법으로 다른 라이더를 탈락시키는 일을 즐긴다. 이 중 닥터R는 최 팀장을 본 따서 장난스럽게 만든 캐릭터다. 두꺼운 안경에 곱슬머리,씩 웃는 미소가 영락없는 최 팀장이다.

넥슨과 카트라이더 그리고 최팀장의 인연은 쉽게 맺어지지 않았다. 호원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한 게임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FPS(1인칭 슈팅 게임)인 '레인보우식스 테이크다운'을 디자인했다. 그는 2003년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던 첫 직장을 떠나 넥슨으로 자리를 옮겼다. 넥슨은 그가 2000년 한 번 낙방했던 곳이었다. "첫 직장에서 떠나기로 결심할 무렵 아내가 임신까지 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절박함에 20여곳 넘는 곳에 면접을 보러 다녔어요." 성공 뒤에는 두 배 이상의 고난이 있다는 등식이 그에게도 적용됐다.

그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게임 캐릭터는 게이머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여서 최대한 게이머에게 친숙해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그래서 최 팀장은 경기에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직접 강원도에 가서 카트를 타보기도 했다. 레이싱 영화도 모조리 찾아서 몇번씩 봤다. 바퀴의 움직임,커브를 돌 때의 모양,속도와 효과 등을 치밀하게 연구한 것이다. 엉터리 작품으로는 친숙한 캐릭터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너무 오래 집에 안가다보니 디자인실에서는 늘 퀘퀘한 냄새가 났다." 그의 꿈은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이용해 게임 타이틀을 10개 이상 만드는 것이다. 이것만 제대로 하려해도 20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그는 웃는다. 카트라이더게임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 그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요즘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카트라이더를 능가하는 신작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숙명이랄까. 정영석 넥슨 개발2본부 본부장(36)은 "최 팀장은 게임처럼 사는 남자다. 게임 디자인을 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다.

글=김정은ㆍ사진=김정욱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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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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