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까지는 정말 볼만 했다. 시대배경과 맞지않는 어이없는 장면들이 매번 등장해도, 고등학생들이 장사하는 엄마돈 수백만원을 훔쳐서, 고스톱하는 말도 안되는 설정도 그러려니 하고 봐왔는데... 곤이가 감옥에서 너무 쉽게 탈옥하고, 카지노 어쩌고 하는 부분부터는... 더이상 참고 볼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게 되었고, 예상했던대로 아무렇게나 대충 결말지어져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일단, 드라마에 쓸데없는 사족이 너무 많았다. 16부작 정도로 압축했었더라면, 그나마 속도감이라도 있었을 듯 싶고, 아무래도 촬영스케쥴에 무지하게 쫓긴듯, 스토리가 너무 허술하고 루즈해서 실소가 터질 지경... 게다가, 영민이를 짝사랑하는 정마담이라니... 아귀와 계동춘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이 애매하다. 착한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닌... 뒤죽박죽... 또, 1부 처음 시작에 등장했었던, 거창한 도망 장면도 뒤 내용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아무튼, 드라마 최고의 인물은 단연 아귀 김갑수와 계동춘 장원영... (이 둘만 등장하면, 극에 긴장감이 흐른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미 KBS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돌아서버린 상황에서, 이 명 콤비(?)의 리얼한 연기가 그나마 15% 정도 시청률을 담보해 준 것이 아닐까. 장혁의 능글맞은 오바연기, 김민준의 바보연기에 비해, 그나마 한예슬의 연기는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