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필립스(Philips)는 1891년 백열전구 생산을 시작한 이래 세계 최초의 카세트테이프(1962년)와 CD 플레이어(1982년), DVD 플레이어(1995년)를 잇따라 선보인 20세기 전자산업의 아이콘이다. GE와 소니, 마쓰시타와 더불어 1990년대 중반까지 전자업계를 주름잡았다. 반도체부터 백색가전, 컴퓨터와 휴대폰, 심지어 음악 CD까지 만들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2) 2001년 IT 버블 붕괴와 함께 올 것이 왔다. 필립스의 매출은 전성기인 1996년에 비해 30% 급감했다. 영업 손실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주가는 1년 만에 3분의 1토막 났다. 최악의 시기에 주주들이 내세운 구원투수가 클라이스터리였다. 그는 필립스의 여러 핵심 부서와 대만·중국 법인장을 거쳐 핵심 경영진 중 한 명으로 성장해 있었다. 주주들은 대(代)를 이은 필립스맨 클라이스터리라면 사내 누구로부터도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부 출신의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외부의 평이 무색할 만큼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휴대폰과 오디오, 팩스 사업을 외부에 매각하고, TV와 CD플레이어, VCR 생산을 중국과 일본, 폴란드로 아웃소싱했다. 260개의 공장을 160개로 줄이고, 직원의 25%를 줄였다. 구조조정의 절정은 2006년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이었다. '기술의 필립스'를 상징하던 사업부였고, 클라이스터리의 아버지가 평생을 바친 일터이기도 했다. "필립스의 심장을 도려내는 짓"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3) 그는 기존 사업들을 매각해 얻은 자금으로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어 둔 의료기기와 조명(lighting) 분야의 기업들을 인수해 키웠다. 그리고 필립스는 스스로를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과거 필립스의 거의 모든 것이었던 소비자 가전은 지금은 필립스의 3분의 1 정도로 남아 있다.
4) "기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땐 항상 두 가지 면을 봐야 합니다. 첫째, 현재 우리 회사의 위치는 어디이며 어떤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입니다. 둘째, 지금 세상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으며, 그 변화 방향은 우리 회사의 현실과 맞아떨어지는가 하는 것입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따져보니 의료기기와 조명 쪽이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세계 어딜 가든 인구 증가, 경제 발전, 노령화로 인해 의료 서비스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세계의 모든 국가가 좀 더 저렴하게,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조명은 미래의 에너지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무려 20%를 조명이 차지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조명 분야의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임으로써 에너지와 환경 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07/2011010701304.html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07/2011010701313.html
6) 필립스와 삼성전자, 엎치락 뒤치락 30년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07/20110107012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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