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다기능 = 가치”라는 이 성공 방정식은 계속 유효할 것인가? 매릴랜드 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Rust 등(2006)은 “다기능 제품이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다기능 = 가치”라는 전통적인 가정을 반박한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제품을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만 기능이 많은 제품을 선호할 뿐, 동일한 제품을 재구매하는 소비자는 복잡한 기능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면 오히려 이 불편함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그 제품의 가치를 더 낮게 평가하며 결국 구매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결국 가격은 같고 기능은 많은데 소비자는 오히려 이 제품을 외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기능 피로란 '제품 내 기능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데 느끼는 불편함'을 뜻한다. 기능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는 ‘너무 복잡해서 쓰기 불편하다.’ ‘쓰지도 않는 기능을 넣어서 가격만 올린다.’ 등의 불만을 토로한다.
-기능 피로로 인해 최근 필요한 기능만 넣는 디버전스(Divergence)라는 개념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디버전스의 핵심 질문은 “어떤 기능을 빼서 소비자의 기능 피로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이론적으로는 제품에서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만 제공하고 다른 기능을 없앰으로 기능 피로를 줄여야 하는 것이 왕도(王道)다. 제품을 쓰는데 필요 이상의 복잡한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두 기능을 한 제품에 붙이기 원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기능들이 서로 관련이 없더라도 두 기능 모두 너무 자주 사용해서 어짜피 두 제품을 붙여 놓아야 효율적인 경우이다. 또 하나는 한 기능을 쓰다가 즉시 다른 기능을 써야 효율적인 경우이다. 첫 번째 경우를 ‘사용 빈도’라고 말할 수 있고, 두 번째 경우를 ‘신속한 기능 전환 필요’로 말할 수 있다.
생산자는 “어떤 기능을 넣어서 비용은 줄이고 가격을 올릴 것인가?”라는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능 피로를 어떻게 하면 줄일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제품 개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 때 생산자는 경쟁사에 비해 저비용으로 더 적은 기능을 제공했는데, 오히려 소비자의 갈채와 가격 프리미엄까지 더 받는 꿈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과 그렇지 않은 기능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나아가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을 포함한 제품에는 더 직관적인 UI,
인간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전자 기기에 자동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는 UI를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는 돈을 주고 피곤함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 반면 기능 피로를 줄인 제품에 대해서는 동일한 가격이나 오히려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도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이와 무관한 실버 세대”가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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