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conomics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예시를 정리해 놓은 LG경제연구원의 훌륭한 PDF자료 (21페이지)...
http://www.lgeri.com/uploadFiles/ko/pdf/man/LGBI1007-02_20080923150035.pdf
-공짜경제 (Freeconomics =Free+Economics)란 과거에 유료였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또는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고, 대신 시장의 관심(attention)과 명성(reputation),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관련 영역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방식을 말한다.
-향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짜경제 사업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공짜경제는 다음 4
가지 특성을 가진 산업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강력한 대체재가 나타났거나 제품 범용
화가 빠르게 진전되는 산업(음악, 서적, 방송, 신문), 둘째, 고정비가 크고 한계비용이 적은 산업(항
공, 운송, 인프라), 셋째, 시장이 크고 성숙되었거나 특정 기업이 거의 독점하는 산업(패키지 소프트
웨어), 넷째, 산업간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분야(방송통신) 등이다.
-유럽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라이언에어(Ryanair)는 2007년 5월 100만 좌석 무료 행사를 벌였다. 또한 금년 9월 초 항공료 0파운드(세금은 10파운드 별도) 행사도 진행했다. 라이언에어의 CEO인 마이클 올리어리(Michael O’leary)는 “미래에는 승객 중 절반 이상에게 무료로 비행기를 타게 해주겠다”는 호기로운 포부도 밝힌 바 있다. 놀랍게도 라이언에어는 공짜 항공권을 뿌리는 기행을 하면서도 10%대 중반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라이언에어가 고수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은 3가지이다. 첫째, 비용 절감이다. 기
내 서비스나 편의장치들을 없애고, 발권도 인터넷으로만 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였다. 또한 이용률이 떨어지는 변두리나 시골지역의 공항을 이용해 공항 이용료도 낮췄다. 둘째, 항공요금의 극단적인 차별화이다. 공짜 항공권은 주로 주중이나 심야 등 공석이 많은 시간대에 쓸 수 있는 것이다. 주말이나 인기시간대에는 제값을 받는다. 빈 좌석으로 가느니 아예 공짜로 제공해 확실한 초저가 이미지를 심고 손님도 더 태우자는 것이다. 셋째, 수익원 다변화이다. 라이언 에어는 항공권 자체는 공짜 또는 저렴하게 주지만, 대신 수화물료, 기내 음료수 판매, 우선 탑승 시 요금, 신용카드 취급수수료, 탑승자 보험 판매, 호텔 및 렌탈카 예약 연계 수수료 등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빈 자리로 가는 것보다는 한 명이라도 더 태우는 것이 유리한 이유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기내 광고를 강화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수익원들의 성격이다. 수화물료, 기내 음료수 판매, 우선탑승 시 요금, 신용카드 취급수수료 등은 사업 재정의 관점에서 기존 항공료 요금체계를 분해하여 만들어낸 수익원이다. 기존의 비싼 요금에 포함된 요소들을 분리해 내서 소비자들이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만든 것이다. 당연히 여행객 중 필요한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게 된다. 또한 탑승자 보험이나 호텔 및 렌탈카 예약 연계 수수료는 가치이전 방식이다. 라이언에어는 자체 보험회사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여행 포털 형태로 구축해 다른 보험회사나 여행사로 갈 가치를 자신이 획득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기내 광고를 통해 스폰서 방식의 수익까지 창출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었기 공짜로 항공권을 주고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공짜경제 개념은 롱테일 경제의 주창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의 ‘2008년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소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내년에 공짜경제를 다룬 신간 서적을 출간할 예정인데 이 책 역시 디지털 파일 형태로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질레트는 이미 100년 전에 면도기를 공짜로 주고 면도날 판매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일회용 면도기 시장을 창조했다. 이런 수익모델은 이동통신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휴대전화를 사실상 공짜로 주고, 이동통신 요금에서 그 이상의 수익을 낸다. TV, 라디오, 신문 등 미디어 산업도 공짜경제가 보편화된 곳이다. 공중파 TV나 라디오는 고객에게 방송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에서 수익을 낸다. 신문 또한 잘 알려진 것처럼 수익의 대부분을 구독료가 아니라 광고에서 얻는다. 특히 최근들어 공짜경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것이 인터넷 산업에서 보편적인 사업모델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구글이나 네이버는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사용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인터넷 광고를 통해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얻는다.
-2007년 8월 영국 음반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1980, 1990년대 팝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프린스(Prince)가 일간 신문인 데일리메일의 일요판에 신작 앨범을 끼워 공짜로 뿌렸기 때문이다. 프린스는 이를 통해 런던 콘서트 투어를 홍보했고, 실제로 큰 성공을 거뒀다. 공짜로 배포한 CD 300만장의 인세(560만 달러)는 날렸지만, 콘서트는 21회 모두 성황을 이루었다. 프린스는 콘서트 입장권 판매만으로 2,340만 달러를 벌었고, 데일리메일로부터 100만 달러의 라이선스료도 받았다. 프린스는 결국 신작 앨범을 공짜로 뿌려 1,880만 달러(한화 190억원 상당)를 버는 통큰 장사를 한 셈이다.
-통신 산업에서도 공짜 사업모델이 큰 이슈이다. 유선통신에서는 스카이프가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인터넷 전화(VoIP) 기반의 ‘가입자간 통화 무료’ 정책을 내세워 전세계에서 2억 7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럼 스카이프는 어디에서 돈을 벌까? PC에서 일반전화나 휴대전화로의 통화는 유료이다. 또한 음성메일에 저렴한 요금을 부과하고, 헤드셋이나 전화기 등 관련 하드웨어 장비에 대한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잭스터(Jaxtr)는 소셜 네트워킹에 VoIP를 결합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게재한 잭스터 위젯을 통해 블로그 방문자가 블로그 주인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게 하는 컨셉이다. 전화 요금은 받는 사람이 시내 통화료 수준으로 부담한다. 전화 거는 사람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해도 공짜라는 것이다. 한편 자자(Jajah)는 스카이프와 달리 별도 소프트웨어가 필요 없고, 회원 간에 일반전화로도 무료통화가 가능하다. 회원이 자기 번호와 상대방 번호를 입력해 놓으면, 서버가 양쪽으로 전화를 걸어 연결해주는 콜백(call-back)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화료는 거는 측에서 내는데, 이를 서버 측에서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자자는 통화 중 PC 화면에 광고를 띄우거나 일반전화의 통화연결 시 컬러링 형태의 음성광고를 내보낸다. 인터넷 광고 모델을 음성통화에 적용한 셈이다.
-버진 모바일은 2006년 여름부터 슈거 맘마(Sugar Mama)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휴대전화로 배달된 광고메일을 보고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1분 무료통화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2007년말 공짜 통화 이용자는 60만 명(총 가입자 510만 명의 12%)으로, 총 900만 분의 무료 통화가 제공됐다. 영국의 블라이크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6~24세 집단을 고객으로 겨냥해 2007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광고 수신자가 10만 명, 광고응답률이 29%에 이르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대학가에서는 최근 공짜 복사 서비스가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 게이오대학 학생들이
2006년 4월 설립한 타다카피(Tadacopy)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기업이나 학교근처의 사업자들로부터 스폰서링을 받아 복사용지 뒷면에 광고를 싣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공짜로 복사해서 좋고, 광고주들은 광고지를 학생들이 오래 간직하게 되니 좋아한다. 이처럼 높은 호응을 기반으로 공짜 복사 사업은 2년만에 44개 대학으로 확대됐다.
-미국의 프리로드 출판사(Freeload Press)는 경영, 금융, 컴퓨터분야의 교과서들을 전자 파일로 만들고, 챕터 마지막 페이지마다 광고를 삽입해 무료로 배포한다. 덴마크의 벤터스 출판사(Ventus Publishing)도 유사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냉장고를 공짜로 주는 기업도 나타났다. 유럽의 백색가전 기업인 보쉬-지멘스(Bosche-Siemens)는 브라질의 전력회사와 제휴해 빈민들에게 고효율 냉장고를 공짜로 나눠줄 계획이다. 이 사업의 수익모델은 청정개발체제(CDM)에 숨어있다. 청정개발체제는 선진국 기업이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실시하고, 탄소배출권 형태로 보상을 받아 수익을 보전하는 사업 형태다. 보쉬-지멘스는
최신 냉장고를 공짜로 주고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구형 냉장고를 수거한다. 이후 냉장고의 전기 사용량 감소분과 구형 냉장고의 HFC(수소불화탄소) 냉매 처리분을 CDM 실적으로 인정받아 비용을 보전한다.
-최근 ‘도시 교통 체제의 녹색 전환’ 성공 사례로 각광받는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 (Velib) 사업도 공짜경제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벨리브(Velib)는 자전거(Velo)와 자유(Liberte)의 합성어로 대기오염과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한 자전거 무인 대여 프로젝트이다. 사용하려면 일단 연간(29유로), 주간(5유로), 일간 (1유로)의 이용권을 사야 한다. 실제 사용 요금은 매우 저렴하다. 30분 미만은 무료, 30분~1시간은 1유로, 그 이상은 추가요금이 붙는다. 또한 파리 지역에 대여소가
1,200개나 있는데, 아무 곳에 돌려줘도 된다. 저렴성 과 편리함 때문에 하루 평균 11만~12만 명 정도가 이용한다. 재미있는 점은 사업의 운영 주체가 파리시가 아니라 JC드코(JC Decaux)라는 유럽 굴지의 옥외광고 회사라는 사실이다. JC 드코는 벨리브 사업에 9000만 유로(한화 1,400억원 상당)라는 큰 돈을 들였다. 대신 파리 시내 1,600여개의 옥외광고판에 대한 10년간 독점 이용권을 연 350만 유
로라는 염가에 얻어 손실을 보전했다. 2~3년 후에는 흑자 전환도 예상된다.
-심지어 2011년경에는 자동차를 공짜로 주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벤처 기업인 베터플레이스는 이스라엘에서 무료 전기 자동차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통신회사가 휴대전화를 공짜로 주고 분당 통화요금에서 수익을 내는 것처럼, 이 회사는 전기 자동차를 무료 또는 낮은 가격에 소비자에게 주고 주행거리에 따라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 사업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배터리의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시간 등 지난 20년간 풀지 못했던 전기자동차 사업의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약 1만 2,000달러로 차량 가격 상승의 주범이다. 배터플레이스는 배터리 소유권을 갖고 배터리를 운전자에게 대여한다. 운전자는 자동차를 배터리 없이 개별 구매하든지, 배터리 포함해 렌트하는 방식으로 초기 구매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는 현재 배터리 기술로 4~5시간 충전해 150km 정도만 갈 수 있어 장거리 운행에 취약하다. 이 점은 충전소 인프라를 마치 주유소처럼 전국에 구축해 장거리 운행 시 쉴 때마다 배터리를 교체해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공짜경제가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부상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1) 소비자들의 공짜 심리, 실질 구매력 약화, 정보력 증대 때문이다. 2) 기술 진보에 따른 한계비용 감소, 제품 범용화, 컨버전스도 원인이다. 3) 가장 주목해야할 원인은 희소 자원의 변화와 창의적 사업모델의 중요성 증
대이다. 경영학자 토머스 데이븐포트는 기업이 선점해야 할 핵심 자원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글로벌화와 정보화의 급속한 진행에 따라 토지, 자본, 노동은 더 이상 희소 자원이 아니며, 진정 희소한 자원은 고객의 관심, 시간, 평판이라는 것이다.
-애플, 노키아, 구글 등은 최근 경쟁적으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의 지배력이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무료 제공하여 프로그램 및 콘텐츠 프로슈머들을 아군으로 끌어들이고 자사 중심의 ‘프로슈머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 창출 복안을 본격적으로 펼친다는 것이다.